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교실에선 소리쳤지만 친구 앞에선 조용한 아이, 엄마의 말은 달라야 했어요

by 세둘기 2025. 4. 26.
반응형

 

며칠 전 일이에요. 담이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신발도 벗기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어요. 
표정이 샐쭉하고 뭔가 신경이 예민한 느낌이 들었죠.


"찢어버릴 거야! "
교실에서 있었던 상황을 들어보니, 수업 시간 중에 빙고 게임을 했고, 
되려는 듯 잘 되지 않자 교실 내에 다 들리게 말을 했다고 해요.


소리를 지른 건 아니었지만 격한 반응에 선생님은 깜짝 놀라 아이에게 주의를 주었다고 해요.
그때 담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가 한참 뒤에 혼자서 혼잣말을 했다고 해요.
교실에서 나와 친한 친구를 만났는데 담이가 흔들리는 이빨을 자꾸 만지자 더럽다고 만지지 말라고 계속 말했는데
담이는 자기도 모르게 이빨이 신경 쓰여 만지게 되었다고 해요.
친구는 짜증이 나서 담이를 혼을 냈어요. 
그런데 아이는 미안하다고 말을 몇 번 하고선 뭔가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온몸이 뻣뻣하게 굳은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왔어요.


이 상황은 딱 두 가지 기질이 함께 있는 아이에게 자주 보이는 모습이에요.
바로 자극추구 기질위험회피 기질이 함께 있는 경우예요.

평소엔 웃음이 많고 장난도 즐기지만, 정작 감정을 드러내야 할 순간에는 조용해져요.
하지만 감정이 쌓이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에서 확 쏟아내 버리는 거죠.
그게 오늘 담이에게 있었던 일이었어요.


이런 기질의 아이들은 겉으론 활발해 보여도
속은 아주 예민하고 조심스러워요.
감정 표현이 서툰 것이 아니라,
표현해도 괜찮은 상황인지 끊임없이 판단하고 있다는 말이에요.

친구 앞에선 말 한마디 못 하다가,
선생님만 있는 공간에서 소리친 건,
그제야 감정을 꺼내도 안전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해줬어요.

"그때는 말 못 했지만, 마음은 분명 있었구나.
나중에라도 그 마음을 표현해 줘서 고마워.
엄마는 담이 마음이 소리 내는 걸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어."

담이는 제 말을 듣고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잠시 후 조용히 제 옆에 와 앉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요.

"근데 친구가 진짜로 나 싫어하는 걸까?"

그때 저는 알았어요.
담이가 화가 난 게 아니라,
상처받고 혼란스러웠던 것이라는 걸요.
겉으로 드러난 건 분노였지만,
그 밑에는 무시당했다는 슬픔,
친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 숨어 있었던 거죠.


✅ 기질 기반 대화 포인트 정리

  • 자극추구 기질은 반응과 자극을 원하지만,
    그 감정이 언제 나와야 하는지를 헷갈려할 수 있어요.
  • 위험회피 기질
    "이 말해도 될까?"를 계속 고민하며 감정을 억누르게 만들어요.
  • 두 기질이 함께 있는 아이는 감정을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 앞에서만 표현할 가능성이 높아요.
  • “그 말, 지금 해줘서 고마워”
    → 감정 표현을 '괜찮은 일'로 만들어주는 시작 문장이에요.

📌 오늘의 말문 열기 말을

“혹시, 마음 안에 있던 말이 너무 오래 기다려서
크게 튀어나온 걸까?
엄마는 그런 말도 들어보고 싶어.”

이런 문장은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복잡하게 여기지 않도록 도와줘요.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확신은,
다음 갈등 상황에서 _더 빠른 표현, 더 부드러운 방식_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줍니다.


다음 글에선,
이런 기질을 가진 아이와
갈등 상황에서 감정을 다루는 대화 시나리오를 예시로 나눠볼게요.

이 콘텐츠는 심리치료 목적이 아닙니다. 저는 심리상담사나 치료자가 아니며, 자격을 기반으로 전문 진단이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만, 감정과 기질을 이해하려는 엄마의 시선에서, 실제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아이와 부모의 마음을 연결하는 대화와 표현의 가능성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 글은 정답이 아니라, 엄마로서의 관찰과 공감을 바탕으로 쌓아가는 기록이며, 누군가에게는 오늘 아이와 나누는 말 한마디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