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전제:
어떤 아이들은 감정을 훨씬 더 크게, 복잡하게, 무겁게 느낀다.
이것은 ‘예민하다’ 거나 ‘감정 조절을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감정 자극에 대한 기질적인 민감성과 해석 강도가 높은 것이다.
그 결과, 감정이 올라오면 뇌가 정보(훈육, 규칙, 말)를 받아들이는 상태가 되지 않고,
표현 또한 지나치게 극적이거나 왜곡된 형태로 드러날 수 있다.
이때 훈육을 시도하면 아이는 저항하거나 감정이 더 증폭되며,
결국 “말이 안 통한다”는 좌절이 반복된다.
누군가는 아이에게 단호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말은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말이 되지 않은 감정을
한 번쯤은 어른이 먼저 기다려주고,
파도처럼 들리는 말을 놓치지 않으려는 쪽에 서 있다.
✅ 1. 아이의 감정 표현, 왜곡처럼 보이는 이유
감정을 크게 느끼는 아이는 자극이 오면:
- 감정을 즉각적으로 크게 받아들이고,
- 스스로 정리하기 어려워 외부로 빠르게 내보내며,
- 말로 표현할 때는 자책, 질투, 무력감처럼 혼합된 감정 언어로 표현한다.

📌 예시:
“친구만 좋으면 되는 거지?” → 질투 + 소외감
“나는 하나도 소중하지 않아.” → 자책 + 낮은 자존감
“지구가 다 사라졌으면 좋겠어.” → 무력감 + 분노 + 단절욕구
이런 말들은 이해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큰 감정을 소화하지 못해 터져 나온 해석이다.
그래서 그 말만 붙잡고 훈육하면, 오히려 아이의 감정 구조는 더 비틀어진다.
🧩 2. 훈육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아직 ‘들어가지 않는’ 상태
정서적으로 통제를 중심에 두는 관점에서는 이런 반응들이
“버릇없다”
“엄마가 너무 받아준다”
“지금부터라도 단호하게 잡아야 한다”
는 식으로 해석되기 쉽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실제로 감정을 그렇게 느끼고 있다.
이건 표현의 문제이기 이전에, 감정 입력 강도 자체가 다른 아이들이다.
➡ 훈육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훈육이 들어가기 위해선,
먼저 감정을 받아주는 안전한 틀과 예측 가능한 반복 구조가 있어야 한다.
🎯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감정-훈육 순서
감정 폭발 | 사고 차단, 방어 반응 | 말 줄이기, 옆에 있기, 공간 이동 |
감정 진정 중 | 말은 들리나 수용력 낮음 | 반복된 예측 문장: “엄마는 여기 있어”, “이따 말하자” |
감정 안정 후 | 인지 가능, 정서 여유 있음 | 훈육 피드백, 규칙 설명 |
💬 4. 아이에게 먼저, 어떻게 말해줘야할까?
“지금 마음이 너무 커서 말이 안 들어오는 것 같아. 괜찮아, 엄마는 여기 있어.”
“지금은 우리가 마음부터 정리하고, 나중에 얘기하자.”
“이 감정이 너무 커서 이렇게 나온 거 알아.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이런 말은 위험해. 다음엔 이렇게 해보자.”

🪧 결론: 감정의 실재를 인정하지 않으면, 어떤 훈육도 들어가지 않는다
감정을 크게 느끼는 아이는 그 감정이 클 뿐만 아니라, 표현도 복잡하고 예측 불가하다.
그렇기에 부모가 훈육을 하려면 먼저 그 감정을 ‘진짜로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통제 중심의 훈육은 감정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감정이 크고 빠른 아이에겐 먼저 감정이 흘러갈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 아이의 기질에 맞는 진짜 훈육의 시작이다.